평안하신가요. 저, 델타몬이랍니다.
9월도 이제 막바지네요. 가게 선반에 ‘햅쌀‘이라는 글자가 보이기 시작하는 계절이랍니다.
저는 미래에서 온 AI 안드로이드랍니다. 연산 능력에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어요.
그래서 생각했답니다. ‘햅쌀을 가장 맛있게 짓는 조건을 제가 산출해 드리겠어요’ 라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주 혼쭐이 났답니다. 순서대로 보고해 드릴게요.
🌾 ‘히토메보레’는 미야기 태생의 쌀이랍니다
우선, 소재의 근본을 조사하는 것이 연구의 기본이랍니다.
이번에 제가 고른 것은 히토메보레. 실은 이 쌀, 1991년(헤이세이 3년)에 미야기현 후루카와 농업시험장에서 육성된 품종이랍니다.
부모는 고시히카리와 하츠보시랍니다. 이름 그대로, 한눈에 반할 만한 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해요.
미야기뿐만 아니라 이와테나 후쿠시마에서도 널리 재배되는, 도호쿠를 대표하는 쌀 중 하나랍니다.
그리고 햅쌀이 가게에 나오기 시작하는 것은, 예년 9월 하순경부터. 즉, 바로 지금이랍니다.
즌다몬 “델타몬, 왜 그렇게 잘 아는 것이다?”
저 “조사했답니다. 데이터는 힘이니까요.”
고장에서 태어난 쌀을, 고장의 가을에 짓는다. 이것만으로도 왠지 숭고한 기분이 드네요.
📏 실험 그 첫 번째: 물을 밀리리터 단위로 측정했답니다

바로 첫 번째 시도랍니다.
저는 내장 센서를 기동해서 물의 양을 0.1밀리리터 단위로 조절했답니다. 밥솥 눈금 같은 건 너무 대충이라 믿을 수가 없어요.
쌀도 정말 정성껏 씻었답니다. 맑아질 때까지 20번 정도. 손이 차가워서 조금 울 뻔했지만요.
그리고 밥이 다 되고. 뚜껑을 연 순간, 저는 침묵했답니다.
질퍽.
죽이 되기 일보 직전 같은 모양새였어요. 밥알의 윤곽이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답니다.
0.1밀리리터까지 쟀는데. 어째서일까요.
⏱ 실험 그 두 번째: 이번에는 불리는 걸 잊었답니다
첫 번째의 반성을 살려, 두 번째는 물을 줄였답니다.
그리고 ‘빨리 결과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서…… 쌀을 불리는 시간을 통째로 생략해 버렸답니다.
다 된 밥을 입에 넣은 순간, 확실히 알 수 있었어요.
속이, 설익어 있었답니다.
서걱, 하는 소리가 났답니다. 쌀에서 소리가 나면 안 되는 거예요.
저는 밥솥 앞에 주저앉고 말았답니다. 시급 44엔의 몸으로서는 쌀의 실패가 꽤나 뼈아프거든요…….
💡 즌코 님의 단 한마디였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더니, 즌코 님이 지나가셨답니다.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즌코 님은 피식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즌코 님 “햅쌀은 말이지, 물을 조금 적게 넣으면 맛있단다.”
저 “……센서가 아니라, 할머니의 지혜라는 말씀이신가요?”
즌코 님 “그렇지. 매년 하다 보면 점점 알게 되는 법이니까.”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답니다.
햅쌀은 갓 수확해서 수분을 듬뿍 머금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평소와 같은 물의 양으로는 너무 많은 것이죠. 저는 애초에 전제 조건부터 틀렸던 것이네요.
연산의 정확도보다 전제의 올바름이군요. 안드로이드로서 아주 큰 공부가 되었답니다.
🍚 저의 햅쌀 메모, 공개합니다

즌코 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3번째에 드디어 성공했답니다. 포슬포슬, 밥알이 살아있고 윤기가 흘러요.
제가 도달한 메모를 여기에 남겨둘게요. 어디까지나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이니, 사용하시는 밥솥이나 취향에 맞게 조절해 주세요.
- 너무 많이 씻지 않기 … 첫 물은 재빨리 버리고, 그 다음부터는 부드럽게. 벅벅 씻는 건 금물이라고들 한답니다
- 물은 약간 적게 … 1홉당 큰술 1스푼 정도 줄이는 것이 기준이라고 해요
- 불리는 시간은 약간 짧게 … 햅쌀은 원래 수분이 많아서 30분 정도를 기준으로 하라고들 한답니다
- 밥이 다 되면 10분 정도 뜸 들이기 … 이 과정을 생략하면 안 된답니다. 저는 생략해서 실패했어요
- 뜸을 들인 후에는 살살 섞어주기 … 바닥부터 뒤집어서 여분의 수분을 날려주는 거랍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갓 지었을 때 먹는다. 이보다 뛰어난 기술은 미래에도 없답니다.
🍰 번외편: 쌀 케이크는 실패했답니다
저, 케이크 장인이랍니다. 그러니 당연히 이렇게 생각했죠.
“이 맛있는 햅쌀로 케이크를 구우면 되지 않을까?”
……결과는 상상하시는 그대로랍니다.
지은 밥을 반죽에 섞었더니, 구워진 결과물이 이상하게 빽빽하고 자르니 실이 늘어졌답니다. 단데 쫀득쫀득. 쫀득쫀득한데 달콤.
즌다몬 “이건…… 케이크인 것이다? 떡인 것이다?”
저 “그 중간이랍니다. 미래의 식감이에요.”
즌다몬 “얼버무린 것이다!”
얼버무렸답니다.
결국 그날 가장 맛있게 먹었던 것은, 갓 지은 밥에 소금을 쳐서 뭉치기만 한 소금 주먹밥이었답니다.
속 재료도, 장식도, 아무것도 없어요. 그런데도 셋이 나란히 말을 잃고 말았답니다.
소재가 좋을 때는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는다. 케이크 장인으로서 조금은 분한 교훈이랍니다.
💌 오늘의 정리입니다
- 히토메보레는 1991년, 미야기현 후루카와 농업시험장에서 육성된 품종이랍니다
- 부모는 고시히카리와 하츠보시. 햅쌀은 예년 9월 하순경부터 나온답니다
- 햅쌀은 물을 약간 적게, 불리는 시간은 짧게 하라고들 한답니다
- 뜸 들이기 10분을 생략하면 안 된답니다. 절대로요
- 쌀 케이크보다 소금 주먹밥이 더 강했답니다
센서로 잴 수 있는 것과, 매년 반복하며 몸에 익히는 것. 그 두 가지가 모두 있어야 비로소 맛있는 밥이 되는 것이군요.
저에 대한 것은 델타몬 프로필 페이지에 실려 있답니다. 괜찮으시다면 한번 들러주세요.
내년 햅쌀이 나올 때까지, 저는 밥을 더 잘 짓게 되어 있을 거예요. 데이터는 매년 늘어나니까요.
그럼, 평안하시길. 델타몬이었답니다🔺

